행위의 객관적 정황이 평가되는 순서 형법 제297조의 구성요건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경우를 가리킵니다. 수사기관이 먼저 확인하는 것은 그 폭행과 협박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어느 정도였는지입니다. 사건의 결말부터 거꾸로 짚어 들어가는 방식은 쓰이지 않습니다. 두 사람이 만난 경위와 장소의 구조, 이동 경로, 오간 대화를 시간 순서대로 늘어놓은 뒤 그 안에서 유형력의 흔적을 찾는 작업이 앞에 … 더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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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기록을 지우는 선택 고소가 접수되었다는 사실을 전해 들은 직후에 손이 가장 먼저 닿는 물건은 휴대전화입니다. 상대방과 주고받은 메시지를 처음부터 다시 읽다 보면 불리하게 읽힐 만한 문장이 눈에 걸리고, 그 대화방을 지우는 선택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삭제는 기록을 없던 것으로 만드는 행위라기보다, 기록을 지웠다는 사실을 새로 만들어 내는 행위에 가깝습니다. 형법 제297조의 강간죄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 더 읽기
같은 사실관계를 두고 조문이 여럿 거론되는 까닭 형법은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하나의 조문으로 묶어 두지 않았습니다. 제297조부터 이어지는 구간에 행위의 태양과 수단, 상대방의 상태를 기준으로 조문이 나뉘어 있습니다. 하나의 경위를 놓고 여러 조문이 함께 거론되는 일이 잦은 것은 그 구분선이 서로 맞닿은 자리에 그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조문이 적용되는지에 따라 법정형의 하한과 상한이 크게 … 더 읽기
경찰에서 출석을 요구하는 연락이 오면 머릿속에는 무슨 말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생각이 먼저 자리를 잡습니다. 그런데 조사실에서 오간 말은 그 자리에서 흩어지지 않고 조서라는 문서로 남습니다. 형법 제299조가 적용되는 사건은 목격자가 없는 경우가 흔해서, 남은 문서와 남은 자료만으로 당시 상황이 재구성됩니다. 말과 자료가 어긋나는 지점에서 사건의 성격이 갈립니다. 말로 남기는 것과 자료로 남기는 것 형법 … 더 읽기
부인하면 그 자체로 불리해진다는 생각 조사를 한 차례 받고 사건이 검찰로 넘어가기 전 구간에서 가장 자주 반복되는 오해는, 혐의를 다투었다는 사실만으로 처분이 무거워진다는 것입니다. 카메라등이용촬영 사건에서도 같은 질문이 되돌아옵니다. 수사기록에 남는 것은 다툰다는 태도가 아니라 어떤 부분을 어떤 근거로 다투는지에 관한 내용입니다. 부인 자체에 붙는 평가 수사기관은 피의자가 혐의를 인정하는지 확인하지만, 그 답변을 양형의 독립된 … 더 읽기
국선과 사선이 나뉘는 구조 공소가 제기되면 법원은 피고인에게 변호인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형사소송법은 구속된 피고인이나 미성년인 피고인처럼 일정한 사유가 있을 때 법원이 직접 변호인을 선정하도록 정하고 있고, 그 밖의 사건에서는 당사자가 계약으로 변호인을 정합니다. 두 경로는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지에서만 갈리지 않습니다. 기록을 열람하는 시기, 서면을 제출하는 흐름, 기일 사이에 이루어지는 연락의 방식에서도 차이가 생깁니다. 재판 … 더 읽기
직접 연락이 허용되는지를 먼저 갈라 보는 이유 연락을 금지하는 규정이 따로 있는지 경찰 조사가 끝나고 사건이 검찰로 넘어가는 시점이 되면 상대방에게 직접 연락해도 되는지를 두고 판단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법이나 성폭력처벌법에 피의자가 피해자에게 연락하지 못한다는 일반 조항이 따로 놓여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규정이 없다는 사정과 연락해도 무방하다는 결론은 서로 다른 층위의 이야기입니다. 접근금지나 연락금지가 … 더 읽기
기소유예의 성격 기소유예는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면서도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입니다.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사건에서 여러 사정을 참작해 제기하지 않기로 정하는 것입니다. 근거 조항에는 피의자의 연령과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와 수단, 범행 후의 정황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혐의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 처분과는 출발점이 다릅니다. 두 처분이 결과만 놓고 보면 비슷해 보여 … 더 읽기
직접 접촉이 부담을 만드는 구조 고소장이 접수되기 전에 상대방과 이야기를 나눠 보려는 시도는 흔하게 일어납니다. 사건이 공식 절차로 넘어가기 전이라면 연락이 자유로울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연락이 오가는 방식 자체가 나중에 수사기관이 들여다보는 자료가 됩니다. 어떤 경로로 누가 먼저 말을 건넸는지, 어떤 표현이 쓰였는지가 그대로 남습니다. 접촉 방식을 먼저 정리해 두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더 읽기
지하철과 버스 안에서 장소 요건이 다루어지는 방식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대중교통수단, 공연·집회 장소, 그 밖에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에서 사람을 추행한 행위를 따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조문에 적힌 장소가 예시인지 한정인지에 따라 사건의 입구가 달라지므로, 절차가 열리기 전 단계에서도 장소 요건의 구조를 먼저 확인해 두는 쪽이 … 더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