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사례
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 불송치 사례
숙소 청소를 위하여 공용 샤워실 문을 열었다가 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 혐의로 입건된 사건에서, 경찰 단계의 증거불충분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을 이끌어낸 사례입니다.
Ⅰ.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에어비앤비 숙소를 운영하는 호스트입니다. 건물을 담보로 수억 원의 대출을 받고 자기 자본을 더하여 약 10억 원을 투자한 사업이었으며, 2025년 상반기에 이르러 비로소 수천만 원의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한 상황이었습니다. 아내는 지방에서 무릎 수술을 받아 자리를 비웠고 직원도 퇴사하여, 의뢰인이 혼자 숙소의 관리와 운영을 전담하고 있었습니다.
사건 당일 오전 8시 30분경, 의뢰인은 공용 샤워실을 청소하기 위하여 문을 두 차례 노크하였고, 응답이 없자 청소하러 왔다고 말하며 문을 한 뼘 정도 열었습니다. 그 순간 안에서 비명이 들리자 곧바로 문을 닫았습니다.
이후 의뢰인은 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사건이 알려지자 에어비앤비 본사는 숙소의 모든 예약을 취소하고 노출을 차단하여,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사업이 중단된 상태였습니다.
Ⅱ. 사건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의뢰인에게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였습니다.
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죄는 자기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화장실, 목욕장, 탈의실 등 다중이 이용하는 장소에 침입한 경우에 성립합니다(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2조). 법정형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법정형만 보면 무겁지 않게 느껴질 수 있으나,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되고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이나 장애인복지시설 등에 일정 기간 취업이 제한됩니다. 숙박업을 운영하는 의뢰인에게는 사업의 존속과 직결되는 문제였습니다.
이 죄는 목적범입니다. 대법원은 해당 장소에 들어갔다는 사실만으로 성적 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들어가게 된 경위와 전후 사정, 내부에서 있었던 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이 있었는지를 별도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성적 목적은 수사기관이 적극적으로 입증하여야 하며, 그 입증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혐의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Ⅲ. 강창효 변호사의 조력
변호인은 네 가지 방향에서 혐의를 반박하고, 각 주장을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하였습니다.
1) 침입 사실 자체의 부존재
의뢰인은 문을 두 차례 노크한 뒤 청소하러 왔다고 말하며 문을 한 뼘 정도만 열었고, 비명이 들리자 즉시 문을 닫았습니다. 샤워실 내부로 들어간 사실 자체가 없었습니다.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통하여 현장 CCTV 영상을 확인·복원한 결과에서도, 사건 당시 의뢰인이나 다른 사람이 해당 샤워실에 출입한 장면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의뢰인은 사건 접수 단계부터 이러한 경위를 일관되게 진술하였습니다.
2) 청결 관리라는 명확한 목적의 소명
의뢰인이 그날 아침 샤워실 문을 노크한 것은 돌발적인 행동이 아니었습니다. 사건 며칠 전 한 투숙객이 샤워실에 머리카락이 많아 불결하다며 에어비앤비 본사에 직접 항의하였고, 의뢰인은 그로 인하여 숙박료 전액을 환불하는 손해를 입은 상태였습니다.
플랫폼에 의존하는 사업에서 평점과 후기는 매출과 직결되므로, 같은 문제가 반복될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이 예상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사건 전날에는 투숙객이 평소보다 많아 여자 화장실 청소를 하지 못하였고, 다음 날 아침 청소에 나선 것은 업무의 연장이었습니다. 변호인은 에어비앤비 본사의 청결 컴플레인 내역을 자료로 제출하여 이 경위를 뒷받침하였습니다.
3) 동기와 경험칙에 비추어 본 성적 목적의 부존재
의뢰인은 숙소의 호스트로서 모든 투숙객이 그 얼굴을 알고 있었습니다. 신원이 완전히 노출된 상황에서 즉각적인 신고와 사업의 중단을 감수하고 그러한 행동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의뢰인은 약 10억 원을 투자하여 이제 막 결실을 보기 시작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변호인은 사업자등록증, 대출 내역, 매출 자료를 제출하여 이러한 사정을 객관적으로 입증하였습니다. 시간대 역시 투숙객의 활동이 시작되는 오전 8시 30분경으로, 발각 위험이 가장 높은 시간이었습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성적 목적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소명하였습니다.
4)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관한 지적
피의사실에 따르면 의뢰인이 내부에 침입하여 퇴거 요구에 불응하였다는 것이었으나, 피해자는 사건 직후 당일 내내 의뢰인에게 항의하거나 신고하지 않았고, 사건 발생 시점으로부터 하루가 지난 다음 날 오후에 이르러 신고하였습니다. 변호인은 이러한 신고 경위가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남긴다는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아울러 피해자는 문을 연 사람의 얼굴을 직접 확인하지 못하였습니다. 유리문 너머로 사람의 형상을 보았고 목소리를 들었다는 것이 진술의 핵심이었으므로, 이를 근거로 의뢰인의 침입 사실이 직접 확인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Ⅳ. 결과
경찰은 위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증거불충분 혐의없음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불송치 결정의 근거로는, 의뢰인이 청소를 위하여 노크 후 출입문 일부를 열었다가 비명에 급히 문을 닫은 사실은 있으나 이후 샤워실에 출입한 사실은 없다고 사건 접수 단계부터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 CCTV 영상 확인·복원 결과 의뢰인이나 다른 사람이 샤워실에 출입한 장면이 확인되지 않는 점, 피해자 진술이 구체적이기는 하나 침입한 사람의 얼굴을 직접 확인하는 등 직접적으로 확인된 사실이 없는 점, 피해자 룸메이트의 진술 또한 직접 목격이 아니라 전해 들은 내용인 점, 의뢰인이 청소를 위하여 출입문을 일부 열었을 당시를 목격하고 이를 피해자에게 알렸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이 기재되었습니다.
이 죄는 일상적인 행위가 성범죄로 오해받는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성립 여부를 가르는 것은 성적 목적의 유무이므로, 그 부존재를 수사기관에 설득력 있게 전달하지 못하면 오해가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청소 목적이라는 주장이 청결 컴플레인 내역, 사업자등록증, 대출 내역, 매출 자료 등 객관적 증거로 뒷받침되었다는 점이 결정적이었습니다. 혐의를 다투는 사건일수록 수사 초기 단계부터 일관된 진술과 체계적인 방어 논리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